때는 작년 여름, 모종의 이유로 MMORPG를 본의아니게 시작하게 되었다.


같은 모종의 이유로 길드에 가입하게 되었는데 같이 던전을 돌거나 잡담을 하기 위해서는 디스코드를 필수로 사용해야했고,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의 필요성이 생겼다.


이전에는 마이크가 달린 이어폰을 사용했었으나 핸드폰으로 계속 디스코드를 틀어놓기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처음으로 특정 품목의 상품을 구입하면, 특히 전자기기인 경우, 가장 비싸고 좋은 제품부터 시작해서 필요 없는 기능을 뺴면서 하위 기종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헤드셋을 알아보았다.


로지텍 제품을 벌써 4개나 구입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3개를 더 판 로지텍 빠이기에 로지텍 게이밍 기어를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G633 기종을 골랐다.


<https://www.logitechg.com/>

(그때는 G933이 없었던것 같은데.. )


구입 당시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G633이 가장 최신 기종 라인으로 나와있다.

G933과의 차이점은 무선이냐 아니냐의 여부인 것으로 보인다.


그때도 G933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아마 있었다면 무선이 편하기는 하는데 선 정리만 잘하면 굳이 무선 기능을 쓸 이유가 없을듯 해서 + 괜한 딜레이 걱정 때문에 G633을 구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개봉기가 아니라 구입후 1년동안 쓴 후기, 제대로 된 리뷰를 시작합니다.



1. 사운드 : 하상 (가격에는 못미침)

안타깝게도 필자는 소위 '막귀'인 사람인지라 가격차이가 4~50만원씩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오디오 제품의 성능을 구별하지 못한다. 해봐야 상중하로 구분할 수 있으려나.


하지만 G633은 18만원이라는 가격의 오디오 제품에 기대하는 성능 이하의 사운드를 보여주었다. 마이크와 기타 기능들이 달려있는 제품이기에 18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 감상용의 18만원대 헤드폰에 비해서는 확실히 낮은 품질이었다.


어쩌면 게이밍 헤드셋과 음악 감상용 헤드폰을 1:1로 비교하는 것은 반칙인것 같지만 로지텍사에서 가장 비싼 라인으로 나와있는 헤드폰인데 가격을 더 높이더라도 사운드에 신경을 더 쓸 수 있지는 않았을까.


2. 기능 : 최상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접이식 마이크이다. 

마이크 부품에 스위치가 있어서 마이크를 올리고 내리는 동작으로 시스템적으로 마이크를 껐다 켰다 할 수 있다. 또한 멀티 플레이 게임중에 다른 사람들이 말해준 바로는 내 마이크에서 다른 잡음이 상대적으로 덜 들린다고 하더라. 


좌측 스피커 옆에 붙어있는 볼륨조절 버튼이나 기타 기능들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https://www.logitechg.com/>


눌러서 말하기 기능으로 쓰기에는 매번 헤드셋으로 손을 올리기 어려워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사운드를 조절하거나 뮤트 버튼 등을 배정시켜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로지텍 게이밍 기어 제품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면 같은 프로그램으로 키 변경이나 EQ 등 잡다한 설정들을 변경할 수 있다.


참고로 난 제발 게이밍 기어에 색 좀 넣지 말았으면.. 컬러 LED 왜 넣는 거임...

커스터마이즈를 통해 뭔가 돋보이고 싶어하는건 알겠는데 이런거 커스터마이즈 할 시간에 얼굴을 커스터마이즈 해라


사진 맨 위에 보면 03 버튼 위에 파란색이 살짝 보이는 토글 버튼이 보인다. 


헤드폰에 USB 선, AUX 선을 두개를 꼽을 수 있는데 USB 선으로는 컴퓨터와 다이렉트하게 연결이 되고 AUX 선을 사용하면 핸드폰이나 다른 음향기기와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믹싱 기능은 당연히 없고 저 토클 버튼을 사용해서 어디로부터 입력을 받을까를 결정할 수 있다. 


컴퓨터와 피아노에 연결해두고 음악 제작 작업을 해본적이 있는데 Ground 선이 서로 붙어있는지 AUX로 설정해두고 피아노를 치니 노이즈가 끼더라. 꺼진 컴퓨터에 연결되어있던 USB 선을 뽑았더니 노이즈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디테일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싶다.



3. 내구도 : 최악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내구도가 엉망이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단선을 가장 걱정한다면, 헤드셋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헤드셋의 목이 잘리는 현상을 가장 걱정한다. 


이 빨간 부분이 끊어지는 현상. 헤드폰 부품중에서 가장 큰 압력이 걸리는 부분이기에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http://mofi.co.kr/>


이어폰 단선이나 헤드셋 목잘림이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에 한번 크게 사고가 나거나 3년 이상 오래 쓰면 아무리 조심히 써도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젠하이저 접이식 헤드폰을 선물받아서 매일 사용하다가 1년을 못견디고 저 부분이 부러지는 사건이 두번이나 있었다. 


이후에 출시된 후속작에서는 해당 부분을 메탈 재질로 바꾸어서 출시했다.


그럼 G633 제품은?


금속 부품 하나 없이 전부 플라스틱 재질이다.


헤드셋의 아치 부분 안에는 메탈이 들어가 있지만 나사를 제외하곤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처음에 제품을 사서 착용할 때부터 플라스틱이 서로 부딪혀서 끼이익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내구도의 허접함을 소리치고 있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 


저 부품 하나가 헤드셋 한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모조리 받고 있는데 끊어진 부분 두께가 1.5mm 이다. 


세상에 이쑤시개 여러개를 동그랗게 말아서 쓰는 것이 더 튼튼하겠다


로지텍사에 연락을 했으나 타 블로그에서 외국인 리뷰어가 심하게 까는 것 처럼 서비스를 안해준다더라.


순간접착제로 부품을 붙여보거나 글루건으로 떨어진 부분을 통쨰로 접합하거나 했지만 역시나 압력이 크게 가해져서 1시간만에 떨어져나갔다. 


여기서 부터 수리기.


결국 일을 크게 벌렸다.


망할놈들이 안고쳐준다면 내가 부품을 하나 만들고 말지...


부서진 부품을 역설계 해서 3d 모델을 만들고 단선 없이도 부품을 선에 결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수정했다.


처음에는 위파트 아래파트 만들어 선 위에서 붙이려 했으나 어려웠다.


결국 저렇게 단일 부품 구조로 엇갈린 형태의 홈을 만들어 선을 저 사이에 억지로 끼워넣도록 했다.





기어이 완성.


중간에 원래 붙어있던 부품을 빼낼때 니퍼로 조금씩 부수며 빼다가 선을 끊어먹을 뻔 했다...


다행히 기능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봐서 선 겉의 피복만 끊어버린 것 같다.


이번 리뷰 및 수리기의 결론


1. 헤드셋을 살 때 가격 이전에 저 연결부가 충분히 두꺼운지, 혹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금속을 사용했는지를 꼭 확인하자.


2. 로지텍 개쓰레기(하지만 계속 쓰긴 할 것 같다. A/S 제대로 해주는 업체가 삼성 엘지 말고 어디있어. 대신 비싼 제품은 이제는 못살듯 싶다.)



Posted by Knowbles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