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미국으로 포닥을 가기 위해서 위탁이 가능한 사이즈 중 제일 큰 캐리어가 필요했다. 망가진 캐리어나 설계가 잘못된 캐리어로 여행 내내 성가셨던 적이 항상 있었기에 상당히 고심을 해서 골랐었다. 무엇보다 한국 — 미국을 왕복하며 어지간히 학대(?)될 운명이었기에 비싼 돈을 주더라도 좀 좋은 것을 사고자하는 욕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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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위와 같은 기준으로 캐리어를 골랐다.
내구도
아메리칸 투어리스트, 샘소나이트 등 나름 국제적으로 이름이 있는 업체가 아닌 타 업체에서 파는 캐리어 제품 상세 설명란에 들어가면 내구도 테스트 사진은 꼭! 있다. '대체 저렇게 유리창 처럼 부서지는 캐리어는 어디서 산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참히 부서진 캐리어와, 그 옆에 멀쩡한 "자사" 캐리어. 살면서 단 한번도 캐리어 본체가 부서진 적이 없었고, 업체들이 어지간히 신경써서 만드는 것 같기에 크게 고려를 하지 않았다.
디자인과 가격
대체 캐리어를 왜 디자인을 보고 고르는거임? '생애 첫 해외여행❤ 유럽 갑니다 ✈✈' 정도면 그럴 수 있어도 약간.. 신발 살때 바닥 패턴의 미적 아름다움을 보고 결정하는 것 같다. 파스텔 핑크나 옐로 캐리어 딱 한번 쓰면 시커멓게 스크래치 생겨서 오는데 여행 안다녀본 사람이나 색보고 고른다.
그리고 보통 컬러를 넣거나 미적으로 예쁘게 캐리어가 나오면 가격이 1.5배, 2배씩 뛰더라. 나도 예쁜 캐리어들이 눈에 자주 들어왔으나 유혹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바퀴
그럼 캐리어들의 차별성은 어디서 오느냐, 바퀴에서 오는 것 같다. 업계 최고라고 불리우는 히노모토 바퀴를 한번이라도 끌어본 사람은 '아 캐리어는 끌고가는게 아니라 굴러다니는 것이구나'를 알게 된다. 사실 이 때문에 히노모토 바퀴를 사용하는 로우로우를 고려했었는데 과한 디자인과 가격으로 탈락! 오프라인 샵에서 만져보니 역시 업계 최고가 맞고, 디자인도 정말 예쁘더라.
그 외의 국내에서 파는 업체들은 거의 자체제작 바퀴를 쓴다. 결국에 어떤 구조로 바퀴를 만들었는지 알 방법이 없으니 각 회사의 제품 상세 설명을 보고 골랐었는데, 리드볼트와 코르딕스 중 고민하다가 결국 코르딕스로 했다.
아래는 1년반 사용기

본체가 엄청 가벼워서 놀랐다! 이거 제품 상세란에 있는 '타사' 상품 처럼 볼링공에 구멍나는거 아니야? 하고 걱정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PC 재질이었나? 이게 이렇게 말랑하고 튼튼할리가 없는데.. 어찌되었건 본체 내구도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심지어 상당한 악조건에서 캐리어를 굴렸다. 캐리어를 32KG 최대 한도까지 꽉꽉 채우고, 내부는 옷가지류가 아니라 컴퓨터, 전동드라이버 등 상당히 중량이 나가고 딱딱한 물건들로만 채워서 갔었는데 정말 멀쩡했다!

후기들을 자주 보다보면 모서리 부분의 금속 보호부품이 손상이 된다고 한다. 나도 거의 모든 모서리가 휘어져있었으나, 저게 받혀주지 않았다면 진짜 본체가 깨졌었겠지... 사람 반명 분의 무게를 담고 우당탕탕 굴러다닌 상태 치고 난 충분히 만족했다.

이 바퀴로 말할 것 같으면 32KG의 짐을 넣고 도쿄 시내를 누비고 20cm 정도 눈이 쌓인 흙길을 지나가며 제대로 포장이 안된 미국 도로를 다닌 바퀴다. 상당히 험한 환경에서 굴렸다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삐걱거림 없이 잘 굴러간다. 솔직히 눈길을 끌고 갈때는 캐리어를 버릴 작정으로 무작정 끌고 갔다. 용캐 살아남은 것을 보니 내구성 합격!


유일한 이슈. 워낙 짐을 많이 넣고 다녀서 그런지, 아니면 이렇게 지퍼 없이 작동하는 캐리어 특성인지 윗판과 아랫판의 유격이 생겼다. 닫을 때 윗판과 아래판을 잘 정렬해서 닫지 않으면 캐리어가 닫히지 않는다. 아래 사진에 보면 모서리 부분에 긁힌 자국이 보이는데, 유격이 생기면서 위쪽 접촉부가 휘어져서 아래쪽 접촉부를 긁고 있는 것. 다행히 어느정도 연성이 있는 금속을 사용해서 플라이어로 펴주면 잘 닫힌다.
총평

2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충분히 바랄만한 요소는 다 들어가 있었다. 바퀴 내구도도 충분했고, 위탁 수하물 최대 중량을 꽉꽉 채워서 다닌 친구 치고 접합부나 유격 이슈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손잡이의 안정성이나 어디 하나 불만스러운 곳은 없었다. 바퀴의 매끄러움은 히노모토 바퀴의 한 80% 정도. 낫뱃 낫뱃.
당시 기억을 되돌려보면 로우로우를 보고 침 한번 흘리고, 리드볼트랑 코르딕스에서 고민을 하다가 할인 들어간 것을 보고 코르딕스를 고른 것 같다. 12년 무상 수리도 결정에 한몫했던 것 같다. 지금 같은 제품은 28만원대, 리드볼트가 31만원대 정도이다. 엄청 올랐네... 다음 제품도 코르딕스를 고르거나 리드볼트를 한번 시도해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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