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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04 포닥을 시작한지 한달이 지났다.
- 2024.02.29 해외에서 번호이동 1
- 2023.01.23 정경수의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을 읽고
미국으로 포닥을 온지 한달이 지났다. 실은 한달하고도 2주가 더 흘렀지만 살면서 가장 분주했던 2주는 없었던 시간처럼 느껴진다. 미국의 주민등록증이자 Social Security Number 발급부터 해서, 입을 옷을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식사 루틴을 짜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살 장소까지. 정말 많은 일들을 해냈다. 한국에 있으면서 당연하게 누렸던 편의점, 지하철, 은행 시스템들이 이토록 그리웠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정보가 부족했던 과거에, 혹은 더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와서 정착하고, 유학을 하거나 연구를 이어간 내가 아는 사람들이 더욱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한달을 보내면서 나도 조금은 대단해졌을까.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갖추어졌으니, 이 다음 고비는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하는 태도나 너무 사소해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사회적 약속, 사람을 대하는 문화 등에서 많은 충돌을 겪을 것을 각오하고 있다. 현재 연구실에는 나와 PI 밖에 없기 때문에 불행인지 다행인지 충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과거 시끌벅적했던 연구실을 떠올리면 지금이 더 심적으로 안정적이지만, 다가오지 않은 학습의 시간들은 나로 하여금 폭풍 전야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틀을 깨고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가져보려고 노력을 하는데 정말 쉽지가 않다. 오늘은 초자아의 부단한 노력으로 극도로 내향적인 자아를 모르는 교수님 연구실에 질질 끌어넣는 것을 성공했다. 덕분에 바로 옆 연구실 사람들을 소개받고, 앞으로 인사를 주고받을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오늘따라 극도로 피로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 엉망이 된 자아 때문이지 않을까. 미안하다 야.
2주 전 즈음인가 외부 연사 초청이 있다고 관심있는 포닥/학생들에게 점심/저녁 식사 자리 제안이 왔다. 둘다 시간이 된다고 말을 해뒀는데 어쩌다보니 점심/저녁 모두에 참석하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 알고보니 이런 자리는 5명 내외의 소규모로 진행이 되는 식사자리고 상당히 어색할 수도 있다는 말을 PI에게 들었다. 이제와서 발을 빼기에는 늦었다. 회복을 못한 내향성은 한번 더 고통을 받을 것 같다. 이렇게 자주 고통을 받다보면 조금씩 성장하지 않을까? 언제까지고 모니터 뒤에 숨어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피로감 때문인지 연구라는 행위 자체에 회의감을 살짝 느꼈다. '연구란게 이렇게 힘들면서까지 해야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매일 저녁에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오늘 한 일에 대한 작은 뿌듯함과 앞으로 할 연구에 대한 두근거림을 느낀다. 이것으로 충분할까? 오랫동안 날 앞으로 이끌어줄 연료가 되어줄까? 아마 가치관을 정립한 것은 좋은데, 가치관에 기반한 구체적인 목표를 정립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가치관이 있으면 아예 경로를 벗어나더라도 바른 길로 갈 수 있지만, 작은 하루하루의 deviation 에는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할 것 같다. `내가 해야한다` 보다는 더욱 더 강한 동기가 필요하다.
서론
매일 매일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삶도 실험이네 ㅎㅎㅎ)
미국에서 포닥을 시작하며 한국 핸드폰과 번호를 가져가기로 정했다. 하나의 휴대폰에 2개의 sim을 쓰거나 usim을 바꿔끼는 방법도 있지만 분명 자잘한 문제들이 생길 것 같았기에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많은 문제들이 생기더라. 모험을 하지 말자 ㅎ) 미국용 공기계를 새로 하나 샀고, 편의점에서 KT 바로유심을 사서 미국으로 갔다.
일주일정도 정착과정을 완료한 후, 한국 핸드폰을 슬 월 1,800원 유심으로 바꾸려고 했다. 여자친구가 셀프개통을 순조롭게 진행했다고도 했고 로밍도 다 되고 wifi도 다 되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다.
요약
미국에서 KT Skylife 번호이동은 안된다. 정확히는 번호이동과 개통도 되고 문자 수신도 가능하지만 내 기기가 자신의 번호가 무엇인지 모르게 되고 발신이 제한된다.
단, 번호이동 당일에 한하여 취소를 하면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간다. (새로 산 유심은 버리게 되지만)
본론
핸드폰 개통 자체는 핸드폰이 네트워크에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 무슨 말이냐면 내 USIM카드의 번호와 핸드폰 번호, 개인정보를 등록하는 것이라 WiFi 만으로도 가능하다. 안그러면 어떠한 네트워크에도 연결을 할 수 없는 공기계에서는 절대 셀프개통이 되지 않을 것.
문제는 개통 완료후 다음 단계가 기기가 번호를 받아오는 과정이다. NAMing, 네밍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은 국내 네트워크에서 진행이 되어야만 한다 (고객센터 확인). 일부 SK 알뜰폰류에서는 된다는 말을 본적이 있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하나 웃긴것은 개통완료 후에 통신사와 로밍서비스를 제공해주는 해외통신사는 내 핸드폰이 누구인지 알아 문자 수신, 모바일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필자도 재부팅 후 NAMing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문자가 수신이 되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번호등록과정이 끝나지 않고 자꾸 에러를 내뱉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사실, 한국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단 두 가지다. 1)나중에 돌아갔을 때 내 주민등록번호보다도 중요한 핸드폰 번호를 킵할 수 있을 것. 2) 본인인증을 할 수 있을 것. 때문에 문자 수신도 잘 되는데 언젠가 한국에 방문할때 번호를 받아오면 되지 않나도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가장 빨리 나가도 3개월 뒤의 일이었기 때문에 일단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었다. 일부 후기에서 고객센터에서 강제 등록을 해서 해결한 케이스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아마 이번처럼 핸드폰이 자기 번호를 못 받아오는 케이스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여자친구의 도움으로 KT Skylife에 전화를 해서 알아본 결과 해외에서 번호이동은 불가능하며, 번호이동 당일에는 Ctrl+Z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받았다.
KT Skylife의 경우 해외에서 고객센터 전화가 다 막혀있고, 아래 번호만 작동을 한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번호지? 왜 못찾았지..)
+82-2-2620-5000
아래로 전화를 걸어 당일 번호이동 취소를 하면 일단 이전 서비스로 복구가 가능하다. 대신 한번 등록기록이 있기에 새로운 USIM은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모두 번호이동은 국내에 있을 때 하시길....
서론
절망적인 독서량을 고려해서 자기개발서류는 가능하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정말 유명한 책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실제 주장하는 바는 2%, 나머지는 왜 이러한 방법이 좋은지를 설명하는 것에 그치기에 시간을 들여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장만 납득이 된다면 나머지를 전혀 읽지 않아도 아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 터이니. 문제는 이를 실천하는 쪽이겠지만 말이다.
대학원생 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장기프로젝트 진행 능력이 거의 0에 가까움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성과를 평가할 확실한 metric 이 없고, 중간 평가도 존재하지 않으며 (실험을 배우는 단계에서는 논문도 좋은 metric으로는 기능하지 않는다) , 연구란 것이 어느 수준에서 불완전한 상태로라도 마무리 하지 않으면 끝이 나지 않기에 대학원생이야 말로 뚜렷한 장기 계획 능력이 필수이다. 혹 과거로 돌아가 다시 석박통합과정을 처음부터 시작하게 된다면 온갖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무엇보다 이 능력을 갈고 닦을 것이다.
때문에 조금이나마 문서화된 도움을 얻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부는 내가 이미 시험삼아 실행했다가 생각보다 엄청난 효과에 놀라고 있던 것이었고, 일부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 또 일부는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생기지만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들이었다. 이 중 당연하다고 여기는 파트들은 빠른 속도로 스킵하면서 넘겼기에 독서록에 기록한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몇몇 내용들을 내 생각들을 추가해서 아래 정리해본다.
계획 세우기
버킷리스트와, 마스터 플랜, 액션 플랜, To Do list를 구분하자.
버킷리스트는 인생 단위로 봐서 이루고 싶은 꿈들을 현실성과는 상관 없이 정한다. 단, 보통 버킷리스트에 쓰는 '스카이 다이빙 해보기' 마냥 가벼운 것들이 아니라 삶의 목적이 될만한 것들로 채운다.
다음은 10-20년 단위의 마스터 플랜을 정한다. 특정 직업을 얻기, 무언가 만들어 내기 처럼 큰, 하지만 현실성이 있는 목표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액션 플랜은 마스터 플랜을 달성하기 위한 길게는 1년 단위의 더 세부적인 목표이다. 논문 쓰기, 책 출간하기 등이 여기 해당된다.
To Do list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끝낼 수 있는 일들의 목록이다. 논문의 결론 파트 한 문단 작성 등이 여기 해당 된다.
버킷리스트와 마스터 플랜의 조건
종이에 기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적인 정리가 필요할 때에는 꼭 종이와 만년필을 꺼내든다. 그렇게나 글을 쓰기 싫어하는 학생이었는데 아직까지 생각 정리를 함에 있어서 종이와 펜 이상의 것을 찾지 못했다.
To Do List의 조건
SMART 원칙이라는 것이 괜찮은 기준인 것 같다. Specific, Measurable, Attainable, Relevant, Time-bound
이 중 specific과 time-bound가 내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파트다. 생각보다 스스로 큰 덩이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너무 크게 To Do List를 잡으며, 여기 걸릴 시간도 너무 낙관적으로 짧게 잡는다. 물론 호프스태터의 법칙이 있듯이 비관적으로 생각하여 길게 잡아도 이보다 오래 걸리겠지만... 메타인지 훈련을 위해서라도 꼭 To Do List 안에는 완성에 필요한 시간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Specific To Do List
링피트를 하는 습관을 만드려고 시도했던 것 중에 하나가 To Do List를 아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운동하기", "매일 링피트 30분을 하기" 이런 것이 아니라 무려 "하루에 한번 닌텐도 스위치 켜기" 였다. '이걸 못할 수는 없지' 수준으로 To Do 를 만들면 양심에 찔려서라도 그 뒤를 할 수 있게 되더라. To Do 를 잘 못지키게 되는 것 같으면 더 세세한 단위로 쪼갤 필요가 있다. 아래는 기억해두면 좋을 말들이라 적어둔다.
소설을 쓰는 것은 밤에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당신은 차의 헤드라이트가 비춰주는 데까지만 볼 수 있을 뿐이다. 헤드라이트가 비춰주는 곳까지 달리다 보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 E. L. 닥터로우
You solve one probelm and you solve the next one, and then the next. And If you solve enough probelms, you get to come home. - Martian
역산 스케줄링
이것도 어려워 하는 파트 중 하나이다. 특히 상황이 절망적이면 큰 그림을 보려고 하지 않고 자꾸 '그냥 지금 열심히 하자' 수준에서 일을 수행한다. 꼭 액션 플랜을 기억하며 Dead Line을 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To Do List를 짜야한다. 짜야 하는데..
전날 밤에 내일 할 일 생각하고 써두기
시험 삼아 시도했다가 엄청난 효과를 봤었는데, 이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짧게 소개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야행성 인간이라 그런지 아침에는 집중도 안되고 큰 범위의 생각이 어렵다. 때문에 전날에 멍청해진 오전의 자신을 위해 무지성으로 해야할 일들 리스트를 적고, 다음날 졸린 나는 하라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오전 시간의 효율을 정말 높여주었다. 한가지 특이점은 앱에 기록해두면 잘 쓰지 않고 꼭 종이에 기록해서 아침에 학교에 가며 가져가도록 하는 쪽이 효과가 좋았다는 점이다.
계획 실행하기
계획 실행의 1/3 정도는 계획 수정이다.
무엇을 하더라도 결국 계획은 실제 실행 내역과 어그러지게 된다. 그렇게 실제 실행 내역을 보고 계획을 수정하는 일을 계혹 하다보면 애당초 맞지도 않을 계획을 왜 짰나 싶을 정도로 낙담하게 된다. 이것은 과연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계속 계획 수정을 하는 것을 지속해봐야 겠다.
결론
계층적인, 그리고 시간을 정할 수 있는 할일 나누기가 관건인것 같은데 최근 마음에 드는 사이트를 하나 찾았다. 2주 정도 사용을 해보고 마음에 들어 별 기능도 없는 사이트지만 한달치를 일단 결제해 사용해보기로 했다. 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To Do List를 계층적으로 만들 수 있고, 전체적인 일의 흐름도 볼 수 있다. Timeline view가 유료 전용이라 아쉽지만, 일단 대체제를 찾기 전까지는 이 사이트를 사용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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